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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마음이 궁금하다면 질문을 던져라

부모라면 아이의 마음을 몰라 답답한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답답한 마음에 인터넷을 검색해보고, 육아 서적도 읽어보고, 먼저 아이를 키워본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는다. 하지만 매일 함께 있어도 모르는 내 아이의 마음을 그들이라고 알까? 소아정신과 전문의인 손석한 박사는 아이의 마음이 궁금하다면 다른 사람이 아닌 아이에게 질문을 던지라고 말한다.


에디터 윤경민  포토그래퍼 강봉형·데이비드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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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원장

소아정신과 전문의인 손석한 박사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고민과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효과적인 자녀 교육법을 

제시해 온 자녀 양육 전문가다. 저서로는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아빠의 대화혁명> <엄마 아빠의 칭찬 기술> 

<잔소리 없이 내 아이 키우기> <부모와 아이 마음 간격 1MM> 등이 있다.


 

아이의 마음을 알고 싶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아이에게 직접 물어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기분은 좋은지, 화가 났는지, 슬프진 않은지, 아이에게 끊임없이 질문해야 하죠. 저는 이 방법을 ‘질문 육아(Question Parenting)’라고 합니다. 하지만 아이는 정확하게 자기표현을 하지 않고 언어 능력도 부족하기 때문에 부모의 면밀한 관찰이 필요해요. 아이의 표정, 말투, 몸짓, 태도 등을 살펴보면 아이의 마음 상태를 파악할 수 있죠. 


어떤 질문을 하면 좋을까요?

질문의 핵심은 아이의 기분과 감정에 초점을 맞추는 거예요. 좋아하는 장난감은 무엇인지, 언제 슬펐는지 등 감정에 대해 물어보고 아이의 대답에 공감해줘야 해요. 그래야 아이가 ‘내 감정을 부모가 소중하게 생각하는구나’라고 느낄 수 있어요. 마음 상태에 대한 주제로 대화를 하다 보면 아이와 부모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친밀해지죠. 그런데 보통 부모들은 “오늘 유치원에서 뭐했어?” “친구 몇 명 사귀었어?” 등 과제 중심적인 질문을 해요. 아이의 감정이 아닌 일상생활에서의 사실을 묻는 질문을 많이 하죠. 또 아이들이 클수록 다양한 대답이 나올 수 있는 열린 질문을 해야 합니다. 단순히 “좋아” “싫어”라고 답할 수 있는 질문에서 벗어나 아이가 자기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질문을 해야 해요. 점점 질문을 확장시켜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이 연령에 따라서 질문의 내용도 달라져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의 연령에 따라 주된 발달 과제가 다른 만큼 그에 적합한 질문이 필요합니다. 4세 미만의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엄마와의 애착이에요. 따라서 “엄마가 좋아?” “엄마 어디 가도 돼?” “엄마 다시 보니까 반가워?” 등 애착과 관련된 질문을 하는 게 좋습니다. 이때 아이의 대답과 반응으로 심리 상태를 확인해볼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분리불안이 심한 아이는 “엄마 어디 가도 돼?”라는 질문에 떼를 쓰고 엄마와 떨어지려고 하지 않죠. 취학 전 아동에 해당하는 4~7세 시기에는 자존감, 좌절, 친구, 콤플렉스, 행복 등이 중요한 발달 과제예요. 따라서 “좋아하는 게 뭐야?” “친구 중에 누가 좋아?” “언제 제일 행복해?” 등의 질문을 하는 게 좋아요.

아이와의 대화를 잘 이끌어가는 방법이나 노하우가 있을 것 같은데요?

대화의 주도권을 아이에게 주는 것입니다. 놀이를 생각하면 쉬워요. 놀이의 주도권은 대개 아이들이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이끌어가죠. 주도권이 자발성을 유지시키는 거예요. 따라서 대화의 주도권을 아이들에게 준다면 대화도 놀이처럼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이어갈 수 있어요. 그러니 부모 마음대로 대화의 화제를 전환하거나 아이의 말을 함부로 끊어서는 안 돼요. 대신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고 끊임없이 추임새를 넣어주세요. 그럼 아이는 더 신나서 이야기하게 될 거예요. 또 아이가 어떠한 답을 하든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태도를 취해야 합니다. 설령 아이가 부정적인 대답을 했다 하더라도 “왜 싫어?” “너는 왜 그래?”라며 무턱대고 설득하거나 꾸짖으면 안 됩니다. 아이의 말에 대해 충분히 공감을 해준 다음, 부모의 견해를 밝히는 것이 순서죠. 정답을 강요하거나 생각을 컨트롤하려고 하면 아이는 마음을 닫아버릴 거예요.

  

아이와 대화를 하기 전에 부모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부부끼리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요. 똑같은 상황에 대해 엄마와 아빠가 다른 반응을 보이면 아이들은 혼란에 빠집니다. 일관성이 있어야 타당한 훈육이 가능하고 아이에게 올바른 생각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일관성에는 부모의 기분도 포함됩니다. 부모 자신의 기분에 따라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면 아이들은 부모의 눈치를 보기 시작해요. 너무 화가 나 있는 상태이거나 피곤해서 아이와 대화하기가 힘든 상황이라면 차라리 대화를 중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꼭 “엄마가 너무 피곤하니까 나중에 말하자” “아빠 조금만 쉬고 난 후에 대화할까?”라며 아이에게 충분한 설명을 해줘야 합니다.   


아이에게 화를 냈거나 짜증을 부려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준 후에는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요?

제일 중요한 것은 사과입니다. 부모라도 실수를 저질렀다면 아이에게 꼭 사과를 해야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마음을 풀지 않는다면 부모는 더 적극적으로 다가갈 필요가 있어요. 이때 말보다는 머리를 쓰다듬어주거나 꼭 껴안아주며 정서적으로 접근하는 게 좋아요. 아이들이 부모의 마음을 시험하기 위해 일부러 신호를 무시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경우에도 끝까지 화해의 제스처를 보내야 해요. 이때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서 사탕이나 장난감 등 물질적인 보상으로 아이들과 협상을 하려고 하면 안 됩니다. 한번 흥정과 협상을 알게 된 아이들은 감정적으로 화해하려고 하지 않고 계속 물질적인 보상을 요구하게 됩니다.  


아이가 대화를 거부하거나 피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4세 미만의 아이일 경우 아이에게서 원인을 찾기 전에 부모의 대화법부터 점검해봐야 합니다. 아이가 집중해서 들을 수 있게끔 말하고 있는지 먼저 확인하세요. 기본적으로 눈을 마주보며 대화해야 하고, 몸짓과 손짓, 표정을 최대한 활용해서 이야기해야 해요. 또 한 번에 두 가지 이상을 질문하거나 문장이 길면 아이가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이가 놀이 등 다른 활동에 열중할 때에는 가급적 질문을 하지 않는 것이 좋아요. 4~7세 아이가 대화에 응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부모와의 대화가 재미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가장 간단하고 쉬운 방법은 놀면서 대화하는 것입니다. 놀이로 아이의 기분이 좋아졌을 때 대화를 시도하면 대화가 더 풍부해지고 쉬워집니다. 이때 부모의 기분도 고려한다면 더욱 원활한 대화가 가능해요. 부모가 함께 즐기지 못하면 아이와 완벽하게 소통하긴 힘들어요. 그러니 놀이를 하면서 대화할 때도 부모의 취향을 어느 정도 고려해 놀이를 선택하는 것이 좋아요. 


부모의 대화법이나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의 타고난 기질이 소극적이거나 예민해서 대화가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선천적인 기질이든 환경적인 영향이든 아이와의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대응입니다.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열심히 얘기해줘야 하죠. 단, 기질이 그렇다고 판단이 되면 서두르지 마세요. 천천히 아이가 변할 수 있도록 여유를 가지고 접근하는 게 좋아요. 아이가 자기표현을 잘 하지 않는다면 “엄마는 이게 좋아” “아빠는 지금 참 재미있어”라며 부모가 먼저 적극적으로 감정 표현을 해야 해요. 그런데도 아이가 자기 마음을 표현하지 않는다면 “너 기분 좋은 거 같은데?” “지금 슬픈 거 같은데?”라며 아이의 마음을 대신 읽어준 후 감정에 대해서 솔직하게 말해도 된다고 안심시켜줍니다. 또 잘 울고 쉽게 토라지는 아이의 경우 가급적 그러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부모가 더 조심해야 해요. 아이를 자극에 노출시켜서 성장시키려는 부모가 있는데 아이들에겐 아직 그만한 힘이 없어요. 그러니 대화를 할 때도 단어 선택이라든가 분위기에 더 신경을 써야 하죠.


아이의 마음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을 때는 어떻게 알아챌 수 있을까요?

아이의 마음에 문제가 생긴다면 대부분 행동에 변화가 옵니다. 아이가 직접 “엄마, 나 요즘 마음이 너무 슬프고 힘들어요”라고 말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요. 그러니 전보다 잠을 많이 자지는 않는지, 식사량이 많이 줄진 않았는지 등 아이의 일상을 세밀하게 지켜봐야 하죠. 변화를 감지한 후에는 부모가 혼자 판단하지 말고 아이에게 꼭 질문해야 해요. 


아이 마음에 적신호가 켜졌을 때 부모 선에서 해결할지,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정도와 기간이에요. 정도가 너무 커져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거나 지속 기간이 한 달 이상일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또는 문제의 원인이라고 파악됐던 환경적인 요인을 제거해줬는데도 여전히 아이가 힘들어 하거나, 부모가 환경적인 요인을 발견하기 힘들다면 전문가를 찾아야죠. 아이가 어릴수록 부모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사실 영유아기의 치료는 부모교육에 초점을 맞춰요. 아이가 변하려면 먼저 부모가 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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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물어보세요!

내 아이의 마음을 여는 질문 20


4세 미만

엄마가 좋아?

엄마 어디 가도 돼?

아빠도 좋아?

엄마 다시 보니까 반가워?

노니까 재미있어?

또 언제 놀까?

어떤 놀이가 가장 좋아?

어떤 장난감이 갖고 싶어?

밥 먹는 것 좋아?

코~ 자면 좋아?

응가하니까 기분 좋아?

오늘 기분 좋았어?

궁금한 게 뭐야?

왜 그렇다고 생각해?

엄마가 가르쳐줄까?

한번 해볼까?

누가 제일 좋아?

누가 제일 싫어?

제일 무서운 사람은 누구야?

누구랑 놀고 싶어?



4~7세

좋아하는 게 뭐야?

왜 칭찬 받았을까?

잘하는 건 뭐야?

엄마한테 가르쳐줄 수 있어?

왜 못할까?

뭐가 제일 어려워?

하기 싫은 건 뭐야?

다시 한 번 해볼까?

친구 중에 누구 좋아?

싫어하는 친구 있어?

친구들한테 무슨 말을 해줄까?

친구랑 뭐 하고 싶어?

참고 있는 것 있어?

엄마한테 말 못한 것 없어?

어떤 것이 겁나?

기분이 이상할 때는 언제야?

우리 집 좋아?

기분 좋을 때가 더 많아?

언제 제일 행복해?

앞으로 바라는 게 뭐야?



출처  손석한 <지금 내 아이에게 해야 할 80가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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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